나는 햇빛이 되고 싶었다. 햇빛의 신선한 고기떼가 되어 푸른 등지느러미를 푸득이면서 도시의 숲 사이를 이리저리 헤엄쳐 다니고 싶었다.
수맥을 차단시킨 무수히 많은 콘크리트 빌딩들 그 목마름 속에서 비상구 안에 갇힌 내 삶을 탈출하고 싶었다.
따뜻한 눈물 세상 밖으로 떠나고 싶었다. 육교를 오르내리며 욕망의 높낮이를 숨가쁘게 재어보다가 시간의 빠른 물살처럼 빨려들어 가는
지하도 입구에서 구걸하는 앉은뱅이의 가난과 비애를 들이마신다. 금빛 비늘 아무리 아름답게 번쩍거려도 어쩐지 막막한 날엔
뽀골 뽀골 아가미로 내뱉던 생의 물음표 돌아보지 마라. 삶의 그물에 건져 올려지는 건 도시의 더러운 악취와 어둠뿐
생의 고통이란 덧없음을 알아버릴 때 나는 세상을 끌어안는다. 적당히 해초처럼 흔들리면서 심해어처럼
더 깊은 수심 속으로 헤엄쳐 가기 위하여 -作 가영심-